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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 이민 준비

강원도 고성 매물 임장 이야기 #2 (귀농귀촌 땅찾기)

by 온기 2021. 3. 3.

참고 <하기 이미지와 매물과는 관련이 없다.>

 

지난 20년 여름쯤부터 귀촌을 목표로 강원도 고성의 구옥, 토지를 찾았다.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부동산에 하나하나 연락하고, 주기적으로 연락도 드렸다.

 

추석에도 설날에도 직접 연락드리고 안부 인사드리려 전화했다는 이유로 매물도 문의드렸다.

목소리와 전화번호가 익숙했는지, 몇 부동산 사장님은 이름까지 기억하신다.

어느덧 고성에 위치한 작은 해변 근처.. 예산에 들어오는 매물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와 아이들과 강원도 고성으로 출발했다.

이제 땅 구하기는 끝이구나! 은행 대출만 잘 해결되길.. 기도했다. 이제는 자신감도 차오르고 무언가 내 마음도 덩실거렸다. 

아이들과 함께 머무른 "아라솔 펜션"

부동산 사장님을 만나기 전 하루 먼저 고성에 머무르기로 계획하고 매물에 위치한 펜션을 예약하여 아이들과 마을산책도 하며 모르는 어른들이 지나가면 아이들과 인사했다.


아내와 아이들이 있어서 그런지 어른들도 아이들의 인사를 잘 받아주셨다. 

나 혼자 임장 가서 매물 근처를 어슬렁거릴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뭔가 나혼자 모르는 남자가 "어슬렁~ 어슬렁~" 거리면서 이것저것 보고 동네를 다니면 주변에서도 상당하게 어르신들도 경계하는데, 아이들도 있으니 어르신들도 좋아하시고 여기 무슨일로 왔냐고 아이들에게 말도 걸어 주신다. 

 

여기까지 참 분위기도 좋았고, 우리가족도 자신감도! 우리 여기에 집 짓는건가? 아이들도 이런 기분이였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아내도 매물이 마음에 들었다. 네모반듯한 땅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100점 만점 90점으로

특이사항을 부동산 사장님께 확인하고 가계약을 염두했다.

내가 보기에는 특이사항도 없었고 무엇보다 부동산 사장님이 개발 가능하다.

전기 상하수도 모두 땅주인이 인입한다.라고 했기 때문에 개발행위는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다.

마지막 확인을 위해 군청에 연락하여 개발이 가능한 땅인지? 확인을 받았다.

이렇게 3명과 돌아가며 전화로 확인, 확답을 받았다.

 

전화 한 통화로 쉽게 확인이 끝날 줄 알았지만, 3명과 돌아가며 확인을 해 보았다. 개발은 가능하나, 산 넘어 산이다.

 

가장 리스크가 큰 부분은 "문화재 표본 조사"를 해야 한다. 담당 공무원의 상담내용 중에 옆 필지에 "철기시대" 유물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철기시대" 유물이라면.. 주몽왕자 시대.. 땅속에 정말 대단한 역사가 있을 수도 있다.

 

조금 더 공부를 한 결과로 "문화재 표본 조사"는 소규모 공사로서 1회 무료로 진행 가능하다.

 

하지만, "문화재 표본 조사"를 합격한다고 해도 다시 토목공사 또는 공사를 하면서 유물이 발굴된다면 공사가 중단이다.

 

거기다 녹지용지가 약 2평 정도 들어와 있어서 건폐율에 일부 지장이 있어서 이 부분 또한 리스크가 있다.

 

정리한다면,

1) "문화재 표본 조사"를 실시하고 또한 개발 중에 유물 발굴 시 개발 중단.

2) 녹지용지가 약 2평 정도 들어와 있어서 건폐율에 지장이 있다. (희망하는 평수의 건물 건축이 불가능) 협소 주택을 생각했지만, 농막 수준의 건물 정도 가능할까?

 

나는 이 사실을 알고 다음날 부동산 사장님과 대면했다. 

 

사장님은 정말 황금과 같은 매물이라 토지대장을 보여주시며 브리핑을 해주셨다. 당장이라도 계약하자는 분위기로 만드셨다. 그리고 이런 땅을 찾는 사람이 많아서 내일이라도 매물이 나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끝까지 사장님의 설명을 듣고, 내가 확인한 이 매물의 리스크를 말씀드렸다.

 

사장님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으셨다.

역시나 이 내용을 모두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난 더 신뢰를 잃었고 얼굴이 울긋불긋해졌다. 

 

이렇게 사장님과 이야기하고 끝냈다. 

 

1) 내가 이 땅을 계약하면, "문화재 표본 조사"는 땅 주인이 약속한 날짜까지 이행하고, 불합격의 경우는 계약을 파기한다.

2) 녹지용지가 있어, 건축물 30평에서 25평으로 건폐율이 작아지기 때문에 가격을 조정하자. 말씀드렸다.

 

가격을 조정하자고 말씀드리니, 언성이 높아지셨다.

당신을 위서 가격조정을 했는데, 더 조정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난 마음을 접었다.

 

어쩌면 그 가격으로 계약해서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런 찜찜한 기분으로  무언가 시작하기 싫었다.

 

그리고, 사장님은 공사하다가 유물이 나온다고 공사를 중단하는 바보가 어디 있냐고 하셨다. 

(건설회사도 돈 벌려면 뭐가 나오던 공사를 계속 진행한다. 라는 의미로 들렸다. )

 

난 이런 분과 뭔가 뭐든지 함께하기 싫었다. 

 

가족이 행복하려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첫 시작부터 찜찜한 기분으로 시작하기 싫었다. 

 

그리고 공사를 진행하며 뭔가 숨기는 일도 싫었다. 

 

다시 시무룩하게 차로 돌아와 아내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양양을 잠시 들려 돌아가기로 했다. 

운전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다시 마음을 잡고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감사하자! 이렇게 마음먹었다. 

 

돌아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1) 매물을 파는 사람은 왜? 팔까? 

2) 누가봐도 좋은 자리에 개발이 없다면, 왜? 못했을까? 

3) 토지에 자신이 없으면, 개발 가능한 구옥이나 택지를 고려해보자.

 

이렇게 강원도 고성 임장은 좋은 공부로 끝이 났다. 


넋두리 이야기

그리고 약 반년이 지났다.

부동산 사장님은 이런땅 귀해서 찾는사람 많다고 하셨는데, 그 땅 아직도 못팔고 매물로 올라와있었다. 

땅을 찾는 사람들이 이 글은 본다면, 꼭 신중하게 부동산 이외에 관할 군청이나 또는 면사무소 담당자에게 최소한 전화라도 해서 확인을 받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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